10대 때 부모님이 들어주신 생명보험 — 30대 되어서야 처음 약관을 봤습니다
생명보험은 제가 중학생 때 부모님이 들어주셨습니다. 그 뒤로 20년 가까이 매달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는데, 솔직히 어떤 보장이 되는지 한 번도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었습니다. 직장 들어가고 나서 실손의료보험을 하나 더 들었고, 그게 제 보험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처음으로 내 보험료를 다 합산해보고 약관을 꺼내봤습니다.
합산해보니 월 70,000원이었다
생명보험 42,000원, 실손의료보험 28,000원. 합치면 매달 70,000원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큰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보험료 절약 계산기에 월 소득과 보험료를 입력해봤더니 소득 대비 비율이 2%밖에 안 됐습니다. 적정 기준이 7~10%라는데 한참 모자란 수준이었습니다. 보험료가 너무 적어서 보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처음엔 적게 내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실손 하나로는 암이나 뇌졸중 같은 중대질병에 대한 보장이 전혀 없었습니다. 실손은 병원에서 실제로 쓴 치료비를 돌려받는 보험이지, 진단금을 주는 보험이 아니었으니까요.
생명보험 약관을 처음으로 꺼내봤다
부모님이 들어주신 생명보험 약관을 처음으로 꺼내봤습니다. 종신보험이었습니다. 사망 시 보험금이 나오는 구조였는데, 30대 초반인 지금 당장 사망 보장보다는 살아있을 때 발생하는 큰 질병에 대한 보장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를 위해 최선으로 골라주셨겠지만, 10대에 가입한 보험이 30대에도 그대로 맞을 리는 없었습니다.
설계사한테 연락해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종신보험은 해지하면 손해가 크다고 해서 유지하면서 소액의 암보험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조정했습니다. 월 보험료가 만원 정도 늘었지만 암 진단금 보장이 생겼습니다.
실손보험은 확실히 본전을 뽑고 있었다
실손은 직접 들었고 제대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허리 때문에 물리치료를 꽤 다녔는데, 치료비 영수증을 찍어서 청구할 때마다 상당 부분이 돌아왔습니다. 실손이 없었다면 치료를 미뤘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습니다. 다만 갱신형이라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오른다는 게 걱정입니다. 지금은 28,000원이지만 10년 뒤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부모님께 물어봤다
보험을 정리하면서 부모님한테 왜 그 보험을 들어주셨냐고 물어봤습니다. 부모님 말씀이, 제가 어렸을 때 친척 중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분이 있었는데 그 집이 많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녀한테는 꼭 사망 보장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다만 그게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라는 게 문제였을 뿐이었습니다.
보험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번 일로 느낀 건 보험은 한번 가입하면 그냥 두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10대에 맞는 보험과 30대에 맞는 보험은 다릅니다. 적어도 2~3년에 한 번은 내가 내는 보험료가 소득 대비 적절한지, 지금 내 상황에 필요한 보장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득 대비 보험료 비율이 적정한지 아래 계산기로 간단히 진단해볼 수 있습니다.